KBS 아나운서 조수빈

2005 KBS 아나운서 전국권 조수빈 합격후기

안녕하세요? 이번 KBS 전국권 아나운서에 합격한 조수빈입니다.

아나운서를 꿈꾸던 첫 순간부터 늘 가고 싶었던 KBS의 일원이 되었다는 것이

아직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우선 제가 여기까지 오는데 알게 모르게

많은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도 준비할 때 다른 분들의 합격 후기를 읽으면서 많은 힘을 얻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시작하면서 제 글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힘을 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시험 준비과정>

-저는 전공인 언어학을 공부하면서 무엇보다 ‘한국어’에 애정을 가지고 공부했습니다.

( KBS 한국어 인증 시험을 보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경제학도 전공했는데 MBC 상식 시험 준비할 때 경제학은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되어서 좋았습니다..

필기 준비를 하실 때 학교 수업을 잘 이용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또 2학년 때부터 스터디를 조직해서 발성훈련과 필기 공부를 했습니다.

당시 각 분야 개론서를 오랜 시간 여러 번 읽었던 것,

한국어 단어 장단음을 상당 부분 숙지하고 있었던 것, 발성 훈련을 독학이었지만 했던 것이

차곡차곡 쌓여서 나중에 시험을 볼 때 참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 토익 점수도 이 때 미리 따 두었습니다. .;;;

-그러다 2003년에 우연히 스피치랩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때는 방송 아카데미가 뭔지도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당시 제가 치아 교정을 하고 있어서

발음이 엉망이었거든요. 발음이 더 나빠지지 않게 하자(?)는

다소 엉뚱한 생각으로 스피치랩을 방문하게 되었죠. 거기서 마침 당시 합격했던

MBC 이정민 아나운서가 선생님과 같이 계셨는데 “정말 멋지다!!”라는 생각에

무작정 등록을 했습니다. 전 정말 당시만 해도 아무것도 몰랐던 것 같습니다..ㅡ.,-;;

이정민 아나운서가 정말로 멋지셔서 부러운 마음뿐이었지요.

이정민 아나운서는 저를 기억 못하시겠지만, 그 때 막 공부를 시작하던 저에게

짧게나마 도움 말씀 주셨던 것이 제가 시험을 볼 때까지도 도움이 되었답니다…^^

이 글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정말 기쁠 것 같습니다..

<시험 과정>

(한국어 인증 시험)

저는 이번 한국어 인증 시험에서 최상위에 속하는 점수를 받았습니다.

이번이 첫 회였기 때문에 제가 합격하는 데 이 성적이 많은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학교를 다닐 때 용돈을 벌기 위해 국어 과외 아르바이트를 했는데요,

수능 관련 부분은 여러 번 반복을 했기 때문에 시험 볼 때는 따로 정리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

또 전공 때문에 매주 KBS 방송을 보고 방송 언어 오류를 집어내고

케이스를 정리하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 있었습니다. 매주 방송을 보면서

오류를 찾아내는 일을 하다보니 어느덧 강박관념처럼(?) 발음의 오류를 집어내고,

잘못된 말, 맞춤법에 어긋난 문장을 잘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름에 동아일보(인턴)를 다니다가 한국어 인증 시험 일주일 전,

KBS 준비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그만 두었습니다. 동아일보에 다니면서 취재 경험도 쌓고,

시체 부검도 보고…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어 좋긴 했지만 공부할 시간은

정말 단 십분도 없어서 시험이 다가올 수록 불안한 마음 뿐이었거든요.

그런데 당시 신문사를 다니면서 몸이 많이 망가져서 그만 두고도 공부를 제대로 하진 못했습니다.

신장에 문제가 생겨서 매일밤 잠도 못 들 정도였거든요.(지금도 그 때 생각하면 끔찍..)

하지만 전 정말 KBS에 가고 싶었고, 정말로 매 단계 열심히 하고 싶어서

아픈 배를 부여잡고 한번이라도 문법 프린트를 더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왜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이렇게 몸이 아플까’라고 원망하는 마음,

‘시험에 떨어지려는 전조가 아닐까.’하는 불안한 생각도 들어서 공부를 하려고 해도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하지만 그럴 수록 마인드 컨트롤을 하려고 애썼습니다.

결국 전 한국어 인증 시험이 끝나고 열흘 정도 병원 신세를 져야만 했지요…^^:;

한국어 시험은 벼락치기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시험이 절대 아닙니다.

평소부터 한국어에 많은 관심을 가지셔야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자기소개서)

자기 소개서는 제 경험을 최대한 보여주는 식으로 썼습니다.

방송이란 건 결국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사람을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오프라 윈프리가 전 미국인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건, 남보다 더 많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시청자의 슬픔과 기쁨을 정말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고, 저도 그녀를 닮고 싶었습니다.

특히 저는 대학 시절 ‘모든 경험은 아름답다.’라는 나름의 신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공부도 열심히 하려고 했지만 그것보다는 보다 넓은 세상에서의 경험이

지금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장학생으로 해외를 다녀오기도 했고, 기업 인턴쉽도 했고,

봉사 활동도 하고..등등등…..지금 생각해도 가끔 벅찰(?)정도로 많은 경험을 했고 그러다 보니

세대와 국적을 초월해 다양한 분야의 지인들도 많이 생겼습니다.

그런 면이 좋은 점수를 받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MBC 시험을 볼 때의 경우는

‘그렇게 많은 경험을 하면서 얻은 것과 잃은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을 받았고

KBS 때도 마찬가지로 제 다양한 경험에 대한 질문이 많았습니다.

시험에만 매달리기 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쌓으려는 저의 의지가

심사위원들에게 좀 특이하게 다가간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자기 소개서는 단순한 1차 시험 단계가 아니라, 최종까지 자신에게 던져지는 질문의 질(?)을

결정하기 때문에 정말 성의껏 쓰셔야 합니다. 저의 경우 자기 소개서를

약 열흘에 걸쳐 고치고 고치고 또 고쳤습니다.

자기 소개서는

“1. 동아일보 인턴 기자 경험

2.언어학 전공과 한국어 모니터 경험

3.국제 입양인 봉사회 봉사활동 경험”을 중점적으로 썼습니다.

다른 경험은 거의 언급만(교환학생 등등) 했습니다. 자기가 한 경험을 나열하기만 하면

심사위원에게 아무런 인상을 못 남길 것 같았거든요. 자기의 경험을 다 나열하는 것 보다는

중요한 경험을 중심으로 그 경험을 왜 했고 무엇을 얻었는지를 심사위원에게 강하게

어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기)

실기는 스피치랩에 전적으로 의존했습니다. 특히 저는 방송 경험이 없고

카메라 공포증까지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매일 복식호흡과 발성 연습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배피디님께 약간 어두워 보인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에 예쁘게 보이는 것보다는

많이 웃고, 밝게 보이려고 노력했습니다. ^^:;내가 ‘예쁘게 나오는가.’보다는 ‘편안하게 나오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당시엔 생각했었습니다. 어차피 저보다 예쁜 분들은 너무 많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자신감도 붙었습니다. 그 외에 의상 색깔이나

머리 스타일은 배피디님의 충고를 따라 시험을 앞두고 그렇게 준비했습니다.

특히 저는 다른 아카데미를 다니지 않고 이년 가까운 시간을 스피치랩에서 준비했는데

그것이 많은 도움이 된 듯 합니다. 선생님들이 저를 장시간 보아 오셨기 때문에 저를 잘 파악하셨고,

그래서 제 나름의 스타일을 체계적으로 잘 잡아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3차 면접)

3차 면접을 볼 때쯤엔 MBC 시험도 4차까지 봤기 때문에 조금은

‘시험이 이렇게 보는 거구나.’ 하는 감이 왔습니다.

하지만 3차 끝나고 저는 좌절(?)했습니다. 뉴스를 하고, 내레이션,

노인 대상 프로그램 즉석 오프닝을 차례대로 하고(여기까지는 맘에 들게 했던 듯)질문을 받았는데

두 번째 질문에서 대답을 잘 못 했거든요. 질문은 한 조에서 제가 제일 많이 받은 것 같았습니다.

(다섯 개 정도) 실무면접은 분위기가 상당히 살벌해서 나올 때는 정신이 없더군요..

끝나고 나서 사실, KBS는 내년을 기약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ㅠ.ㅠ

그 날은 MBC 4차 낙방 소식도 들은 날이었기 때문에 참 많이 울었습니다..ㅠ.ㅠ

하지만 면접을 본 그 날 밤, 제 자신의 부족한 점에 대해 많이 돌아보았고,

‘ 첫 도전인데 욕심이 너무 많았다.’는 반성을 했고, 다음에 시험을 보면 더 겸손한 마음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합격한 지금 생각해 보니 잘 모르는 질문에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발견하신 건 아닌가 싶네요. 방송을 하는 사람은 어떤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모른다고 말하면서도 기죽지 않았고, 밝게 웃으려고 했는데 그게 좋은 인상을 남긴 것 같습니다.

<최종면접>

마음을 비우고 있던 차에 최종에 올라갔다는 소식을 들어서 얼떨떨했습니다.

하지만 그 때는 만약 떨어지더라도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마음에,

그 어느 시험 단계보다 일주일 동안 정말 열심히 마지막 시험을 준비했지요.

특히 인턴으로 잠시 경험을 쌓았던 동아일보와 KBS가 다소 민감한 관계이기 때문에

최근 이념 대립과 같은 사안에 대해 나름대로 중무장(?)을 하고

최종에 임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것과 더불어 자기 소개서를 중심으로

예상 질문과 답변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들어가니까 정말 쉴새 없이, 생각할 틈도 안 주고 질문이 쏟아지더군요.

대부분 자기 소개서와 관련한 질문이었고 저의 경우 따져보니 30개 정도 질문하셨습니다.

정신이 없었지만 대답하면서 저는 시종일관 차분한 태도를 유지하고,

신중하고 겸손한 자세로 차근차근 대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또 늘 밝게 웃으며

나의 긍정적인 사고 방식을 보여주려 했습니다.

시사나 이념 문제에 관해 답변할 때는흑백 논리로 대답하는 것 보다는

‘에둘러 말하는 전법’을 썼습니다. 예컨대 ‘본인은 진보인가, 보수인가?’라는

질문을 받기도 했는데 “진보냐 보수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저 사람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가장 옳은 길을 선택하고 싶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또 동아일보에 대해 말할 때도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잡힌 답변을 하려고 했습니다.

(방송인에겐 균형잡힌 시각이 중요하지 않을까요?^^)특히 KBS와 동아일보는

미묘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관련된 질문에 답변할 때는 마치 외줄을 타는 듯한 심정으로 조심조심,

한 단어 한 단어에 심혈을 기울여서 답변했습니다. 실제로 저의 경우 질문의 대부분이

동아일보와 관련된 사안이나 이념 문제였기 때문에 여유로운 가운데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습니다.

최종 면접을 마치고 나올 때는 시원섭섭했습니다. 여기까지 기회를 준

KBS에 매우 감사하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만약에 이번에 안 되어도 좌절하지 말고

또 도전하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당시 마음을 비웠기 때문에 저는 면접 결과를 기다리지는 않았습니다.

정신 없이 학교에서 중간고사를 보고 나오던 와중에 합격 소식을 들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맺는 말>

오래 전부터 이 길을 꿈꾸었기 때문에, 합격하신 분들을 보면서 한없이 부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올해 저를 보면서 여러분도 같은 마음이시겠지요..희망을 잃지 말고

정진하셔서 여러분에게도 행운이 있기를 진실로 바랍니다.

멀게만 느껴졌던 기회, ‘난 할 수 있을까?’를 매일 매일 생각했던

그 기회를 제가 잡았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그만큼 절실히 원했고

귀중한 기회인 만큼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카메라의 온도는 36.5도!”

이것은 제가 아나운서를 준비하면서 어느 날 일기장에 쓴 것인데,

지금까지 저를 지탱해준 구호가 되었습니다. 그만큼 주변 사람들을 많이 배려하고,

사람의 체온이 느껴지는 방송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제가 여기까지 오는데는

저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 선생님, 친구들, 부모님 등을 비록해 많은 분들이 응원하고

저를 도와주셨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 글을 빌려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아직 부족한 점도 많겠지만 앞으로 그것을 즐겁게 채워나가면서

어제보단 내일이 나은 방송을 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