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나운서 김민정

최종합격자를 발표하는 날 아침, 무척 두려웠습니다. 작년 KBS 최종면접에서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어 불합격이 얼마나 아픈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평소와 다름없이

스터디를 준비했습니다. 불안한 마음을 누르며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이 길을 계속 걸어가리라 재차 다짐했습니다. 합격자 발표 화면을 떨리는 손으로 확인하고

또 확인했습니다. 믿어지지가 않아서 말이죠. 며칠이 지난 지금도 합격자 명단에 저의 이름이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가장 입사하고 싶었던 KBS이기에 더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그토록 바라던 합격후기를 쓰고 있다는 사실이 벅찹니다.

이제부터 제가 걸어온 길을 보여드리려 합니다. 저는 발레를 전공하고 복수전공으로

국어국문학을 공부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둘의 관계에 대해 묻습니다.

그리고 왜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 하는지도 궁금해 합니다. 스티브 잡스가 이야기 했듯

저는 살아오면서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점을 찍으며 살았고, 뒤돌아보니 그 점이 모여 선이

되어있었습니다. 바로 그 선이 향하는 곳에 아나운서가 있었습니다. 저는 늘 표현하고자 애썼습니다.

몸으로 이야기하고 싶어 발레를 했고, 글로 이야기하고 싶어 국어국문학에 빠졌습니다.

거기에 말을 더하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교감하고 싶습니다.

한 해에 뽑는 인원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만큼 적은 아나운서분야는 언론고시라 불리는

이 시험에서 가장 힘든 길인 것 같습니다. 저는 2년 정도의 준비기간 동안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공부하며 준비했는데요. 흔들리지 않고 집중할 수 있었던 비결은 ‘믿음’이었습니다. 늘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며 잘 하고 있다고 믿었고, 잘 해왔으니 앞으로도 잘 할 것이라 굳게 믿었습니다.

그러니까 잘 될 거라는 확신도 생기더군요. 그리고 나 자신은 내가 가장 잘 안다고 믿었습니다.

시험을 준비하다보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 흔들리기 쉽습니다. 힘들고 불안한 길이기에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저 또한 방송경험을 하는 친구들을 보며 내심 불안했습니다.

하지만 아나운서 준비를 늦게 시작한 만큼 제게 필요한 건 공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자신을 믿고 집중하는 것, 가장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작년 KBS 최종면접에서 떨어지고 나니 자신감은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후회와 좌절감에 힘든 나날이었습니다. 또 제 주변엔 꿈을 이룬 친구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저만 깊은 구렁텅이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것 같아 상대적 박탈감에 괴로웠습니다.

마음을 달래려 시화전을 찾았는데 어떤 한 작품 앞에서 전 다시 깨어났습니다.

‘노를 젓다가/ 노를 놓쳐버렸다/ 비로소 넓은 물을 돌아다보았다’ 고은 시인의 시집

『순간의 꽃』에 실린 시와 시화였습니다. 무언가가 머리를 강타했고 그 울림은 머리를 타고

가슴으로 내려왔습니다. ‘그동안 난 노 젓기 바빠 물을 보지 못한 것은 아닐까.

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공부에 파묻혀 어떤 아나운서가 되고 싶은지, 왜 KBS여야 하는지를

고민하지 않았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들로 머릿속이 가득 찼습니다. 그 때부터 끊임없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고민들은 자기소개서의 방향설정을 도와줄 뿐만 아니라 면접에서도

빛을 발했습니다.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자신의 꿈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저는 이 과정을 통해 다시 한 번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손에 잡히지 않았던 공부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는 언론사준비반에서

공부했는데요. 여러 직종의 지망생들과 함께 공부하며 마음과 머리를 채울 수 있었습니다.

신문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읽었습니다. 신문스터디를 꾸준히 했는데 나중엔 습관이 되어

시험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여러 신문을 보며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넓혔습니다.

그리고 글쓰기는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여러 사람의

글을 보는 것도 참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양한 생각과 시각을 나누며 사고의

깊이가 깊어지는 것을 느꼈거든요. 방송학개론 과목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관련 교재 두 권을

공부했고 방송법이나 관련 논문을 찾아보며 준비했습니다. 방송사 중에서 가장 필기가 어려운 만큼

치밀하게 준비하려 노력했습니다.

면접은 그저 제 자신을 솔직하게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꿈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생겨서인지 불안하지 않았습니다. 또 떨어지면 또 오겠다는 마음으로 두려움을 담대하게 껴안았습니다.

시험전형 중에 영화 ‘쿵푸팬더2’를 봤는데요. 주인공인 ‘포’가 내면의 평화를 찾아가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도 이번 시험에서 마음의 평화를 찾으려 노력했습니다. 질문에 대답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심사위원과 대화를 한다고 생각하고 소신껏 이야기했습니다. 시험을 진행하는 과정에 인사부 직원들

모두 지원자를 편하게 해주려고 애쓰셨습니다. 홀로 대기하고 있는 외로운 순간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긴장하고 있는 지원자를 위해 편안하게 하라는 심사위원의 말 한마디도 참 따뜻했습니다.

욕심은 내려두고 솔직하게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은 면접자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꿈을 밀고 가는 힘은 이성이 아니라 희망이며, 두뇌가 아니라 심장이다’

도스토예프스키가 한 말입니다. 책상 앞에 붙여놓고 힘이 들 때마다 소리 내어 읽으면

샘솟는 희망으로 심장이 뛰었습니다. 하늘의 문이 열려야만 될 수 있다는 어려운 직업이지만

노력한다면 이룰 수 있습니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라는 이름의 행운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가슴에 꿈의 씨앗을 심으십시오. 자신을 믿고, 꿈에 대해 고민하고, 마음을 다스리며 노력한다면

행운이 찾아올 것입니다.

공영방송 KBS의 아나운서가 되었다는 것이 무척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깨가 무겁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기에 이 자리가 더욱 무거운 것 같습니다. 새로운 길에 대한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합니다. 저는 또 희망과 믿음을 품고 이 길을 걸어가려 합니다. 늘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자는 마음으로 언제나 노력하는 아나운서가 되겠습니다.

끝으로, ‘KBS 아나운서’가 되기까지 많은 분들이 저에게 도움을 주셨지만 이선미 원장님을 비롯한

스피치랩 선생님들의 도움이 무엇보다도 컸습니다. 스피치랩을 만나면서부터 아나운서에 대한

막연한 꿈이 점점 명확하고 분명하게 그려졌습니다. 이번 KBS 합격 소식도 이선미 원장님께

제일 먼저 알려드릴 만큼 스피치랩은 저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발전시키며, 또 제가 의지할 수 있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아나운서가 되려면 우선 바른 심성을 지녀야 한다는 이선미 원장님의 말씀, 힘들 때마다

어깨 다독여주시며 건넨 선생님들의 따뜻한 충고와 격려, 함께 공부했던 스터디원들의 응원…

잊지 않겠습니다. 바른 아나운서가 되는 것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2011 KBS 아나운서 분야 전형절차 >

 

◆ 1차전형

[서류전형]

작년과 다르게 올해에는 아나운서 분야도 서류 전형이 있었습니다. KBS한국어능력시험 성적,

공인 영어성적, 최종학교 성적 등이 반영되었습니다. 올해 여자 지원자는 1300여명이었고 서류를

통과한 인원은 850명 정도입니다. 남자지원자는 300여명이었고 190명 정도가 통과됐던 걸로 기억합니다.

[카메라테스트]

서류전형 합격자를 대상으로 카메라테스트가 치러졌습니다. 5명 한 조로 진행되었고,

짧은 뉴스를 읽습니다. 연두색 세트여서 녹색 종류의 옷을 입을 수 없습니다. 이 과정에서 여자 92명,

남자 60명이 통과해 2차 필기시험을 치렀습니다.

 

◆ 2차전형

[논술]

논술은 제시된 글을 읽고 ‘KBS아나운서의 정체성’에 대해 논하는 것이었습니다. 제시된 글은

아나운서의 연예인화에 대한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이었습니다. 댓글같이 느껴졌는데 ‘아나운서가

너무 까불지 않았으면 좋겠다, 개성이 드러나는 모습이 신선하다’ 등의 의견이었습니다.

논리력과 사고력 등을 평가하는 과목이라고 안내되어 있었습니다.

[시사교양약술]

5개의 문제를 약술하는 형식이었습니다. 정보무늬, 황금평, 블루이코노미, 크리스틴 라가르드,

TED 가 나왔습니다.

[작문]

제시어는 ‘내 생애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저의 경험과 그것을 사회적으로 확대해

에세이 형식의 글을 썼습니다. 요즘 오디션 열풍인데 ‘경쟁’이라는 키워드를 갖고 저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독창성, 문장구성력 등을 평가하는 과목이었습니다.

[방송학개론]

제시어는 ‘내 생애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저의 경험과 그것을 사회적으로 확대해

에세이 형식의 글을 썼습니다. 요즘 오디션 열풍인데 ‘경쟁’이라는 키워드를 갖고 저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독창성, 문장구성력 등을 평가하는 과목이었습니다.

 

◆ 3차전형

[카메라테스트]

뉴스와 내레이션을 읽었습니다. 내레이션은 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의 한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면접질문이 이어졌습니다. 15분 정도였습니다. 발레를 전공한 부분을 가장 궁금해 하셨고,

작년과 달라진 점을 중점적으로 물어보셨습니다. 하고 싶은 프로그램 진행, 수신료에 대한 생각,

MBC 신입사원 프로그램에 대한 생각 등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인성검사]

인성검사가 50분간 이루어졌습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솔직하게 체크했습니다. 그리고 점심을 먹고

오후 전형을 기다렸습니다.

[영어면접]

올해는 영어면접이 있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저의 영어실력을 간단하게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외국인 1명과 여자 심사위원이 1명이 계셨고 인사팀 직원이 함께 했습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하고

공영방송 아나운서가 가져야 하는 자질, KBS 라디오 채널이 몇 개가 있는지 등의 질문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뮤직뱅크 진행을 시켰습니다. 적극적으로 말하려고 노력했는데 용감하다고 격려해주셨습니다.

5~7분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실무심층면접]

카메라 없이 면접이 이루어졌습니다. 들어가기 전 과제를 받았습니다. 콘서트7080, 고교동창특집,

게스트 소개까지 포함해서 2분 내외로 오프닝 진행을 하는 과제였습니다. 3분정도의 시간이 주어졌고

종이에 간단하게 정리하고 면접장으로 들어갔습니다. 먼저 콘서트7080을 진행하고,

앉아서 면접 질문을 받았습니다. 방송능력 뿐만 아니라 제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고 싶어 하셨습니다.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방송경력이 없는 것에 대한 이유, 그동안 어떻게 준비했는지, 작년엔 왜

떨어진 것 같은지, 단점에 대한 이야기 등이었습니다. 기회가 되면 리듬체조 중계방송을

꼭 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리듬체조가 다른 종목과 어떤 점이 다른지 등 심층적으로 물어보셨습니다.

저는 세 번째 순서였는데 오후 3시정도에 전형이 끝났습니다. 3차 전형은 여자 10명,

남자 6명이 통과했습니다.

 

◆ 4차전형

[최종면접]

최종면접은 7명의 심사위원이 있었고, 7분의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먼저 ‘아버지’에 대해 2분정도

스피치를 했습니다. 작년 최종면접에서 시사적인 질문을 많이 받아서 최종면접을 앞두고는 여러 가지

이슈가 되는 사안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며 준비했습니다. 무상급식에 대한 생각, 롤 모델이 누구인지,

공영방송과 민영방송 아나운서의 차이점, 막말방송에 대한 생각 등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아버지와 대화한다는 생각으로 임했습니다. 무엇보다 솔직하고 소신 있게 답하려고

애썼습니다.